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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 언니야.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우리 손지생각이 나서
주섬주섬 노트북 챙겨들고, 우리 손지 사진들을 하나하나 챙기다보니,
오랜만에 우리손지한테 편지도 쓰게되네.

무슨 말을 해야 하나...하다보니 벌써 눈물이 주루룩이다, 언니는.
손지, 언니는 왜 이렇게 바보같이 눈물이 많을까?
매일 밤 10시, 우리 손지위해서 기도하면서,
우리 손지 사진 보면서,
매번 눈물이 나는데도,
아직까지 마르지 않는걸 보면,
언니의 뚱뚱한 몸은 다 눈물덩어리인가봐, 그치?

손지야,
언니 어저께 새로운 디카 하나 샀다.
그동안 쓰던게 너무 기능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좀 더 좋은걸 샀는데,
갑자기 우리 손지 생각이 났어.
우리 손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떠나는 날까지
다 기억할 수 있게 13년전에도 언니한테 디카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언니 지금 쓰는게 기껏 3년째이고,
게으른 언니때문에 우리 손지 예쁜 모습도 많이 못찍어줘서,
너무너무 미안한데,
우리 손지 어릴때 찍어놓았던 필름카메라의 사진은 어디다 뒀지 하는 생각이 드니까,
새로운 디카 생겨도,
더이상 예쁘게 찍어줄 우리 손지 없다 생각하니까,
언니, 우리 손지한테 너무너무 미안하더라.

우리 손지 찍어놨던 사진들을 보다보면,
우리 손지 눈에 눈물이 고여있을 때가 많더라.
언니는 그때는 잘 몰랐는데,
하나하나 보다보면, 언니 맘이 너무 아파와.
손지, 많이 아팠었니?

미안해, 우리 손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손지야,
이사진 기억나?
우리 작년 이맘때쯤, 한강 고수부지에 갔었잖아.
그때, 우리 손지 신나서 잔디밭 뛰어다니고 좋아해서,
빨랑 제주도 이사가서,
우리 손지 뛰어놓 수 있는 마당있는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 언니랑 형아가 그랬었잖아.
기억나지?
언니는 요즘 이 파카랑 목도리 하고 다닌다. 벌써 겨울됐잖아.
우리 손지옷이랑 커플로 산 핑크 폴라폴리스,
고현정은 오늘도 입고 있어.
우리 손지, 회색옷도 참 예뻤는데..그치?

손지야,
요즘 고현정이 많이 힘든가봐.
우리 손지랑 같이 있을때, 맨날 데면데면 했었던것 같은데,
우리 손지 떠나고나니,
언니랑 형아보다도 오히려 더,
고현정이 많이 힘들고 아파하고, 우울해 하는것 같아.
그럴때마다 언니 더 속상하고, 막 슬퍼지고 그래.

언니는,
우리 손지만 있으면,
세상 다 줘도 하나도 부럽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 언니곁에, 우리 손지만 있어준다면,
언니,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될 것 같은데.

손지,
언니가 많이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자꾸 자꾸 못해줬던거, 아쉬웠던것만 생각나.

우리 손지,
꼭 다시 만나자.
언니가 다음번에 우리가 만날 땐,
우리 손지, 정말정말 많이 사랑하고, 많이 아껴줄께.
이제까지 보다 백배 천배 더 많이 많이.

요즘 제주도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언니도 고현정처럼 많이 우울했었는데,
우리 손지가 하늘에서 언니한테 선물을 주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막 행복해진다.
언니가 서울에서 좋아했던 눈을,
우리 손지가 기억하고 있었구나 하고....

손지,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말고,
네발로 건강하게 뛰어다니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잘 지내고있어.
우리가 다시 만날때까지. 알지?

손지,
사랑해.

ps
위 글은 2005년 12월 15일 01:45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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